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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받고 싶을 때101

당신의 아름다움- 조용미 당신의 아름다움 - 조용미* 당신은 늘 빛을 등지고 있다 내가 만든 구도이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객관적이어야 한다 당신은 당신 자신을 넘어서야 한다 더불어 당신의 아름다움은 윤리적이어야 한다 당신은 최종적으로 아름다워야 한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빈틈없어야 한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고독한 사건이 되어야 한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나로부터 발생한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내게 늘 가장 큰 시련이다 당신 뒤에는 빛이 있다 당신은 빛을 조금 가리고 있다 - 지리산 * 조용미: 2021년 제24회 동리목월문학상. 1990년 '한길문학'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2022. 1. 9.
청산은 나를 보고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 나옹왕사(1320~1376) 2022. 1. 8.
매화-한광구 매화 - 한광구 창가에 놓아둔 분재에서 오늘 비로소 벙그는 꽃 한 송이 뭐라고 하시는지 다만 그윽한 향기를 사방으로 여네 이쪽 길인가요? 아직 추운 하늘문을 열면 햇살이 찬바람에 떨며 앞서가고 어디쯤에 당신은 중얼거리시나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씀 하나가 매화꽃으로 피었네요. 매화꽃으로 피었네요. 이쪽 길이 맞나요? * 한광구(1944∼) - 섬진강변의 매화 2022. 1. 8.
움직임-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움직임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여기서 넌 이렇게 울고 있는데, 저기서 다들 춤추고 있다. 네 눈물 속에서 흔들리며 춤추고 있다. 저기서 신나게 즐기고 있다, 유쾌하기 짝이 없다. 저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정말 아무것도. 거울의 반짝거림인 것 같기도 하고 촛불의 깜빰거림인 듯도 하다. 혹시 계단이나 회랑인가? 레이스 커프스, 아니면 우아한 손짓인가? 산소와 수소, 철없는 악동들. 염소와 나트륨, 말썽꾸러기들. 맵시 좋은 질소가 아치형 지붕 아래서 추락하고, 날아오르고, 빙글빙글 돌면서 화려한 춤사위를 펼치고 있다. 여기서 넌 울면서 그들을 위한 눈물의 선율을 연주하고 있다,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직.* 가면무도회에 참가한 아름다운 여인, 그대는 누구인가? * 모차르트의 세레나데 13번으로 '한밤의 작은 .. 2022.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