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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받고 싶을 때

움직임-비스와바 쉼보르스카

by marrige 2022. 1. 7.

움직임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여기서 넌 이렇게 울고 있는데, 저기서 다들 춤추고 있다.

네 눈물 속에서 흔들리며 춤추고 있다.

저기서 신나게 즐기고 있다, 유쾌하기 짝이 없다.

저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정말 아무것도.

거울의 반짝거림인 것 같기도 하고

촛불의 깜빰거림인 듯도 하다.

혹시 계단이나 회랑인가?

레이스 커프스, 아니면 우아한 손짓인가?

산소와 수소, 철없는 악동들.

염소와 나트륨, 말썽꾸러기들.

맵시 좋은 질소가 아치형 지붕 아래서

추락하고, 날아오르고, 빙글빙글 돌면서

화려한 춤사위를 펼치고 있다.

여기서 넌 울면서 그들을 위한 눈물의 선율을 연주하고 있다,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직.*

가면무도회에 참가한 아름다운 여인, 그대는 누구인가?

             

      * 모차르트의 세레나데 13번으로

        '한밤의 작은 세레나데(소야곡)'으로 일컬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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