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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와 영혼/ 칼릴 지브란 육체와 영혼 칼릴 지브란 한 남녀가 봄으로 열려있는 창가에 앉아 있었다. 그들은 서로 다가갔다. 그리고 여자가 이렇게 말했다. " 사랑해요. 당신은 멋진 데다가 부자이고, 또 항상 세련된 옷차림을 하고 있죠." 남자가 말했다. " 사랑해요. 당신은 아름다운 추억, 손이 닿기엔 너무 먼 존재, 또한 내 꿈의 노래요." 그러나, 여자는 토라져서 돌아서며 말했다. " 이젠, 제게서 떠나세요. 저는 추억도, 당신의 꿈 속을 지나는 그런 존재도 아니에요. 전 단지 여자일뿐. 전 당신이 나를 원하길 바라고, 한 사람의 아내로서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의 어머니이고 싶은 겁니다." 그렇게 그들은 헤어졌다. 그리고 남자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 또 한개의 꿈이 안개 속으로 사라지는군." 여자도 이같이 말했다. " 어.. 2023. 7. 2.
동궁과 월지 이전에 '안압지'로도 불리었던 '동궁과 월지'는 신라 시대 때 태자가 생활하던 공간이라고 해서 '동궁', 인공호수를 이르는 말이 '월지'를 합쳐 '동궁과 월지' 라 한다. 방문한 날의 때가 비가 올 듯한 먹구름이 하늘을 덮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그래도 동궁과 월지 정원을 한 바퀴 돌아본다. 동궁은 통일 신라 왕궁의 별궁으로, 나라의 경사가 있을 때나 귀한 손님을 맞을 때 연회를 베푸는 장소로도 쓰였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문무왕 14년(674년)에 '궁 안에 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화초를 심고 진기한 새와 기이한 짐승을 길렀다.'라는 기록이 있다. 이 연못이 바로 월지이다. 사계절 주야간으로 사람들이 붐비는 이곳도 한 여름에는 다소 한가하다. 경주와 가까이 사는 나는 이곳을 자주 들린다. 계절마다, 주.. 2023. 6. 19.
한 여름의 첨성대 주위 풍경 행복을 위해서는, 행복해지는 데는, 얼마나 작은 것으로도 충만한가! 더할 나위 없이 작은 것, 가장 미미한 것, 가장 가벼운 것, 도마뱀의 바스락거림, 한 줄기 미풍, 찰나의 느낌, 순간의 눈빛... 이 작은 것들이 최고의 행복에 이르게 해 준다. 고요하라. - 니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에서 2023. 6. 8.
금계국 꽃말/ 상쾌한 기분 H가 내게 물었다. 아이를 위해 기도하는 것과 아이를 위해 시험에 필요한 것을 준비해 주고, 같이 공부해 주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나을까? 내가 말했다. 기도하는 것은 부모의 간절한 마음이 아이에게 전달되어 아이가 더 열심히 할 것이니 좋은 것이고 같이 필요한 것을 준비하는 것은 아이의 실제적인 필요를 도와주는 것이니 좋은 것이지 H가 다시 물었다. 그거 맞는 말이네 그런데도 꼭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면 무엇이 좋을까, 실제적인 것이 더 낫지 않을까? 내가 말했다. 그건 상황에 따라서 해 주면 되는 것이지 어느 것이 더 좋다, 더 실제적이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는 것이지 재촉하지는 말고 아이가 최선을 다하도록 부모의 마음이 전달되는 것은 어떨까 2023. 6.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