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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아산/ 전기뱀장어의 꿈으로 튀긴 팝콘 석아산 - 그의 본명은 홍달오. 1978 년 인천에서 태어난 그는 현재 전라남도 장흥에서 작가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저서로는 '피에로 질르의 고백' '환상기담집' 이 있다. 그는 작년 책출간 이벤트로 신청자에게 책 한 권을 보내 주겠다는 이벤트를 티스토리에 냈는 데, 우연찮게도 내가 그 이벤트에 당첨이 되었다. 그는 싸인과 함께 내게 보내 주셨는 데, 나는 댓글로 감사하다는 인사만 하고는 매우 흥미진진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이 책을 읽고도 서평한 번 달아드리지 못하였다. 오래간만에 그의 책을 다시 꺼내 보았다. 이 책은 신국판 247 페이지에 32개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 작품이 8페이지를 넘어서는 것이 없다. 그러니 잠깐 잠깐씩 틈이 날 때마다 상상력의 세계를 만나면 되니 읽기 편하다. 차례를 보면 제.. 2023. 5. 7.
선택의 가능성/쉼보르스카 선택의 가능성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영화를 더 좋아한다. 고양이를 더 좋아한다. 바르타 강가의 떡갈나무를 더 좋아한다. 도스토옙스키보다 디킨스를 더 좋아한다. 인간을 좋아하는 자신보다 인간다움 그 자체를 사랑하는 나 자신을 더 좋아한다. 실이 꿰어진 바늘을 갖는 것을 더 좋아한다. 초록색을 더 좋아한다. 모든 잘못은 이성이나 논리에 있다고 단언하지 않는 편을 더 좋아한다. 예외적인 것들을 더 좋아한다. 집을 일찍 나서는 것을 더 좋아한다. 의사들과 병이 아닌 다른 일에 관해서 이야기 나누는 것을 더 좋아한다. 줄무늬의 오래된 도안을 더 좋아한다. 시를 안 쓰고 웃음거리가 되는 것보다 시를 써서 웃음거리가 되는 편을 더 좋아한다. 명확하지 않는 기념일에 집착하는 것보다 하루하루를 기념일처럼 소중히 챙기는 것.. 2023. 4. 30.
익산 미륵사지 석탑 승무(僧舞) 조지훈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沙)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蜀)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 올린 외씨 버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개 별빛에 모도우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世事에 시달려도 번뇌( 煩惱)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은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合掌) 인냥 하고 이밤사 귀또리도 지새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 조지훈/ 1920-1968년. 경북 영양 2023. 4. 25.
내게 중요한 것은 나는 어제 일어난 일을 생각 안 합니다. 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 않아요.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나는 자신에게 묻지요. '조르바,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하는가?' '잠자고 있네.' '그럼 잘 자게.' '조르바,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 하는가?' '일하고 있네.' ' 잘해 보게.' ' marrige,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 하는가?' ' 벚꽃이 지고 난 뒤에 피는 겹벚꽃을 보고 있네.' ' 잘 보게.' - 희랍인 조르바 / 니코스 카잔차키스 2023.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