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3 봄의 정원으로 오라/ 잘랄루딘 루미 올해는 계묘년, 검은 토끼해니 뭐니 하면서 속삭인 것이, 주변 산책로에 매화가 핀 것을 보고 탄성을 내질렀던 것이 엊그제 같은 데, 벌써 봄의 중턱에 와 있는 모양이다. 아파트 정원 주위를 살펴 보았더니 여기 저기 꽃들의 잔치다. 목련이 이토록 살갗게 피어 있다니. 햇빛을 받아 연하게 빛나는 모양이 귀품이 있다. 매화는 언제봐도 정겹다.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고 덤덤하게 사람의 마음을 끄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동백꽃도 피었다. 빨간 꽃잎을 보면 사연많은 동백아가씨를 떠올리게 된다. 동백은 세 번 핀다고 하였던가. 나뭇가지에서 한 번 피고, 땅에 떨어져서 다시 피고, 그리고 님의 가슴 속에서 다시 한 번... 산수유가 관상용으로 이렇게 멋드러지게 피어 있다. 봄의 정원으로 오라 - 잘랄루딘 루.. 2023. 3. 11. 석양/ 백석 석 양 백석 거리는 장날이다 장날 거리에 영감들이 지나간다 영감들은 말상을 하였다 범상을 하였다 족제비상을 하였다 개발코를 하였다 안장코를 하였다 질병코를 하였다 그 코에 모두 학실을 썼다 돌체 돋보기다 대모체 돋보기다 로이도 돋보기다 영감들은 유리창 같은 눈을 번득거리며 투박한 북관(北關)말을 떠들어 대며 쇠리쇠리한 저녁해 속에 사나운 짐승같이들 사라졌다. - 백석(1912-1996). 평안북도 정주 - '석양'은 1938년 삼천리 문학에 발표됨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학실 → 다리 가운데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게 만든 안경 * 돌체 돋보기 → 석영 유리로 안경테를 만든 돋보기 * 대모체 돋보기 → 바다거북의 등껍데기로 안경테를.. 2023. 3. 8. 선유도와 장자도 섬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신선이 놀았다는 선유도. 이전에 군산도로 불리었던 이 섬은 고려시대에는 여송 무역로의 기항지였을 뿐만 아니라, 왜구와의 전투에서 승리를 한 최무선의 진포 해전기지이기도 하였다. 선유도는 조선시대에는 수군의 본부로서 기지역할을 하였고, 이순신장군이 명량해전 승리 후 열하루동안 머물며 전열을 가다듬는 등 임진왜란 때는 함선의 정박기지로 기능을 수행한 해상요지였다. 최고 지점은 망주봉(152m). 연근해에서는 멸치·조기·바지락·꼴뚜기·주꾸미 등이 많이 잡히며, 김 양식이 이루어진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낙조의 모습이 일대 장관을 이룬다고 하는 데, 일정상 낙조모습을 담을 수는 없었다. 선유도해수욕장은 고군산 8경 중 하나로 백사장 길이는 약 2㎞에 이른다. 한 여름에는 피서객들이 엄청.. 2023. 3. 1. 퇴계- 매화에 취하다 陶山月夜詠梅(도산월야영매) - 퇴계(退溪) 이황(李滉) 獨倚山窓夜色寒(독의산창야색한) 홀로 기댄 산의 창에 밤 기운이 차가운데 梅梢月上正團團(매초월상정단단) 매화나무 가지 끝에는 둥근 달이 떠올랐네. 不須更喚微風至(불수갱환미풍지) 굳이 산들바람 불어오지 않아도 自有淸香滿院間(자유청향만원간) 그윽한 향기 온 뜰에 가득하다. 山夜寥寥萬境空(산야요요만경공) 산 속의 밤은 적막하여 온 세상이 빈 것 같은 데 白梅凉月伴仙翁(백매량월반선옹) 하얀 매화 밝은 달이 늙은 선옹과 같이 해주네. 箇中唯有前灘響(개중유유전탄향) 그 가운데는 앞 개울가의 물 흐르는 소리뿐이니 揚似爲商抑似宮(양사위상억사궁) 높을 때는 상음이요 낮을 때는 궁음이다. 步躡中庭月趁人(보섭중정월진인) 나막신을 신고 뜰 안을 거니니 달이 사.. 2023. 2. 22.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