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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받고 싶을 때

퇴계- 매화에 취하다

by marrige 2023. 2. 22.

- 홍매화( 위덕대학교 캠퍼스 내)
-백 매화 (포항시 그린웨이)

陶山月夜詠梅(도산월야영매) 

 

                                                            -   퇴계(退溪) 이황(李滉) 

​獨倚山窓夜色寒(독의산창야색한)     홀로 기댄 산의 창에 밤 기운이 차가운데

梅梢月上正團團(매초월상정단단)     매화나무 가지 끝에는 둥근 달이 떠올랐네.

不須更喚微風至(불수갱환미풍지)     굳이 산들바람 불어오지 않아도

自有淸香滿院間(자유청향만원간)     그윽한 향기 온 뜰에 가득하다.

山夜寥寥萬境空(산야요요만경공)    산 속의 밤은 적막하여 온 세상이 빈 것 같은 데

白梅凉月伴仙翁(백매량월반선옹)    하얀 매화 밝은 달이 늙은 선옹과 같이 해주네. 

箇中唯有前灘響(개중유유전탄향)    그 가운데는 앞 개울가의 물 흐르는 소리뿐이니

揚似爲商抑似宮(양사위상억사궁)    높을 때는 상음이요 낮을 때는 궁음이다.

步躡中庭月趁人(보섭중정월진인)    나막신을 신고 뜰 안을 거니니 달이 사람을 따라오는 데

梅邊行繞幾回巡(매변행요기회순)    매화꽃 주위를 몇 번이나 돌아 보았던고

夜深坐久渾忘起(야심좌구혼망기)    밤이 깊도록 앉아 일어나기를 잊고 있었더니

香滿衣布影滿身(향만의포영만신)    매화 향기가 옷에 스미고 달그림자는 온 몸에 가득하다.

 

 

* 퇴계이황( 1501 - 1570). 매화를 몹시 사랑하여 (매화시첩)을 엮기도 하였으며,

  매화와 관련하여 단양군수 때 만난 관기 두향(杜香)과의 사연으로도 유명하다. 

  이 시는 '도산월야영매' 중 일부이다. 다른 꽃이 피고, 매화 지기 전에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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