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신선이 놀았다는 선유도. 이전에 군산도로 불리었던 이 섬은 고려시대에는 여송 무역로의 기항지였을 뿐만 아니라, 왜구와의 전투에서 승리를 한 최무선의 진포 해전기지이기도 하였다.
선유도는 조선시대에는 수군의 본부로서 기지역할을 하였고, 이순신장군이 명량해전 승리 후 열하루동안 머물며 전열을 가다듬는 등 임진왜란 때는 함선의 정박기지로 기능을 수행한 해상요지였다.
최고 지점은 망주봉(152m). 연근해에서는 멸치·조기·바지락·꼴뚜기·주꾸미 등이 많이 잡히며, 김 양식이 이루어진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낙조의 모습이 일대 장관을 이룬다고 하는 데, 일정상 낙조모습을 담을 수는 없었다.
선유도해수욕장은 고군산 8경 중 하나로 백사장 길이는 약 2㎞에 이른다. 한 여름에는 피서객들이 엄청날 것 같다.
정면으로 보이는 섬이 장자도 대장봉이다.
장자교 스카이워크는 바닥에 메쉬망으로 된 부분이 있어 밞빝으로 바다를 볼 수 있다. 아래를 내려다보는 순간 고소공포증이 저절로 일어난다. 아무리 안전하다 하더라도 우리의 마음은 눈에 보이는 것으로 사물을 인식한다.
장자섬은 힘이 센 장사가 나왔다 하여 불리어진 이름이다. 어선이 조업을 하다가 폭풍을 만나면, 이곳으로 피하면 안전하다 하여 대피항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봉에 오르면 고군산군도 63개의 섬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는 데, 일정상 오르지 못하여 아쉽다.
장자도 주차장 옆에는 호떡 가게 간판이 여기저기 보였다. 함께 한 친구들과 사서 입에 넣어 보는 데, 국민 간식으로 이보다 더 입을 살살 녹이는 것이 있을까. 누구나 이곳에 들리면 반드시 맛보게 될 것 같다.
어디에 가나 '원조'라는 이름이 붙어 있으니, 시발점이 바로 이곳이라는 말엔 사람들의 마음을 이끄는 힘이 있는 모양이다.
섬
- 강연호
한 사나흘만 묵어가고 싶었다.
더 이상은 곤란해
아름다움이 외로움으로 바뀌기 전에
뭍으로 나가야 해
그런 굴딱지 달라붙은 다짐들을
먼저 바다로 띄워 보내며
까닭없이 아득해지고 싶었다.
그러면 어느 이름 모를 몇 장의 바다를 걷어낸 뒤
또 다른 곳에서 한 사나흘 묵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새벽 안개에 곱게 머리 헹궈낸 바람결 따라
뿌우우 뱃고동 순한 물길 열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래 떠돌수록 말없는 사내 되어
제 그림자 스스로 밟을 무렵이면
애쓰지 않아도 잔잔하게 밀려
비로소 뭍에 이를 수 있을 것 같았다.
- 강연호 / 1962년. 대전
'위로받고 싶을 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의 정원으로 오라/ 잘랄루딘 루미 (128) | 2023.03.11 |
---|---|
석양/ 백석 (77) | 2023.03.08 |
퇴계- 매화에 취하다 (223) | 2023.02.22 |
눈 덮힌 도음산 (116) | 2023.02.17 |
꽃과 나/ 함민복 (45) | 2023.0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