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포항에 눈이 많았다. 그런데, 이제 겨울에 눈을 보는 것은 특별한 일이 되었다. 날씨가 변한 것이다.
그래서, 호남지역과 강원도 지역이 폭설로 도로가 막혔다는 말을 들어도 실감이 가질 않는다. 예전에는 펑펑 눈내리는 날에도 산에 올라가 겨울나뭇가지에 떨어지는 눈꽃에 매료되기도 하였는 데...
이번에 온 눈은 다른 지역에 있다가 소식을 들어서 내리는 눈을 마주할 수는 없었다. 다음날 포항에 와보니 내린 눈은 도심에서는 거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고 싶어 간단한 복장으로 포항 외곽에 있는 도음산으로 가서, 오랜만에 눈길을 걸어본다.
풍력발전기가 도는 소리가 들린다. 누구를 향한 그리움인지...
저멀리 보이는 산이 포항의 명산, 비학산이다. 젊은 시절엔 수없이 자주 올랐던 산이다.
도음산에 오르기 전 눈덮힌 전원주택들을 보니 마치 동화속의 그림같다.
인적없는 골목길이 평화롭게 보인다.
누구나 눈 오는 날에는 기억나는 누군가와의 추억이 있을 터이다. 편지라도 한통 보내고 싶은...
겨울 사랑
- 문정희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그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 문정희 / 1947년, 전남 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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