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3 눈 덮힌 도음산 예전에는 포항에 눈이 많았다. 그런데, 이제 겨울에 눈을 보는 것은 특별한 일이 되었다. 날씨가 변한 것이다. 그래서, 호남지역과 강원도 지역이 폭설로 도로가 막혔다는 말을 들어도 실감이 가질 않는다. 예전에는 펑펑 눈내리는 날에도 산에 올라가 겨울나뭇가지에 떨어지는 눈꽃에 매료되기도 하였는 데... 이번에 온 눈은 다른 지역에 있다가 소식을 들어서 내리는 눈을 마주할 수는 없었다. 다음날 포항에 와보니 내린 눈은 도심에서는 거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고 싶어 간단한 복장으로 포항 외곽에 있는 도음산으로 가서, 오랜만에 눈길을 걸어본다. 풍력발전기가 도는 소리가 들린다. 누구를 향한 그리움인지... 저멀리 보이는 산이 포항의 명산, 비학산이다. 젊은 시절엔 수없이 자주 올랐던 산.. 2023. 2. 17. 꽃과 나/ 함민복 꽃과 나 함민복 꽃은 시간 위에서 피어나고 꽃은 시간 위에서 지네 시간은 꽃이 되어 피어나고 시간은 꽃이 되어 지네 나는 당신 위에서 피어나고 나는 당신 위에서 지네 당신은 내가 되어 피어나고 당신은 내가 되어 지네 * 함민복/ 1962년. 충북 중원군 2023. 2. 13. 별을 보며/ 이성선 이성선/별을 보며 내 너무 별을 쳐다보아 별들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내 너무 하늘을 쳐다보아 하늘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별아, 어찌하랴 이 세상 무엇을 쳐다보리 흔들리며 흔들리며 걸어가던 거리 엉망으로 술에 취해 쓰러지던 골목에서 바라보면 너 눈물 같은 빛남 가슴 어지러움 황홀히 헹구어 비치는 이 찬란함마저 가질 수 없다면 나는 무엇으로 가난하랴. * 이성선 1941~2001 2023. 2. 6. 겨울 만다라 / 임영조 겨울 만다라 임영조 대한 지나 입춘날 오던 눈 멎고 바람 추운 날 빨간 장화 신은 비둘기 한 마리가 눈 위에 총총총 발자국을 찍는다 세상 온통 한 장의 수의에 덮여 이승이 흡사 저승 같은 날 압정 같은 부리로 키보드 치듯 언 땅을 쿡쿡 쪼아 햇볕을 파종한다 사방이 일순 다냥하게 부풀어 내 가슴 손 빈 터가 확 넓어지고 먼 마을 풍매화꽃 벙그는 소리 들린다, 참았던 슬픔 터지는 소리 하얀 운판을 쪼아 또박또박 시 쓰듯 한 끼의 양식을 찾는 비둘기 하루를 헤집다 공친 발만 시리다 아니다, 잠시 소요하듯 지상에 내려 요기도 안 될 시 몇줄만 남기면 되는 오, 눈물겨운 노역의 작은 평화여 저 정경 넘기면 과연 공일까? 혼신을 다해 샤바를 노크하는 겨울만다라! - 임영조. 1943 ~2003. 충남 보령. 시집 .. 2023. 2. 3.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