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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받고 싶을 때103

눈 오는 저녁 숲가에 서서 눈 오는 저녁 숲가에 서서 - 로버트 프로스트 이것이 누구의 숲인지 나는 알겠다. 그의 집은 물론 마을에 있지만 - 그는 내가 여기 서서 눈이 소복히 쌓이는 자기 숲을 보고 있는 것을 못 볼 것이다. 내 작은 말은, 가까이 농가도 없이 숲과 얼어 붙은 호수 사이에 한 해의 가장 어두운 저녁에 멈춰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길 것이다. 말은 방울을 흔들어 무슨 잘못이라도 있는가 물어본다. 다른 소리라고는 다만 스쳐가는 조용한 바람과 솜털같은 눈송이 뿐. 아름다운, 어둡고 아늑한 숲. 그러나 내게는 지켜야 할 약속이 있고, 자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있다. 자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있다. *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1874~1963)/ 미국의 국민시인 일상풍물을 전통적인 수법으로 담담하게.. 2022. 12. 22.
겨울밤/ 고트프리드 켈러 조선민화박물관 4D 체험영상 일부/ 영월 겨울밤 고트프리드 켈러 새들의 횃소리도 들리지 않고, 고요히 눈부시게 흰 눈이 내려 있네. 한조각 구름조차 별 하늘에 떠 있지 않고, 물결마저 얼어붙은 호수에는 일지 않는다네. 물 속에 한그루 나무가 뻗어 그 가지 끝까지 얼음 속에 얼어 붙어서 큰 가지 따라 인어가 기어 올라와 파아란 얼음을 통해 세상을 내다보고 있네. 엷은 얼음 위에 나는 서 있었다네, 그 얼음이 검은 심연으로부터 나를 막고 있었네. 바로 내 발 밑에서 보았네. 그 하얀 아름다움을, 손놀림을. 숨죽인 슬픔으로 인어는 딱딱한 천정을 이리저리 더듬고 있었네. 나는 그 어두운 얼굴을 결코 잊을 수 없네. 언제나 언제나 내 마음 속에서 떠나지를 않네. 고트프리드 켈러(Gottfried Keller, 1.. 2022. 12. 16.
내면 바라보기 앞을 내다보지도, 뒤돌아보지도 말고, 두려움도 회한도 없이 너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라. 과거나 미래의 노예로 남아 있는 한 아무도 자신의 안으로 내려갈 수 없다. 늙어갈수롤, 사람들이 '문제들'을 제쳐놓은 채 점점 더 자신의 과거를 뒤져내는 이유는, 기억을 헤집는 것이 생각들을 헤집는 것보다 쉽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실패에 의해 끊임없이 변모된 하나의 실존. 무엇인가가 아직 나에게 가능한 것처럼 보일 때마다, 나는 내가 마법에 걸렸다는 느낌을 받는다. 만약 다른 사람의 눈을 가지고 자기 자신을 본다면, 당장 사라져버리고 싶을 것이다. -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엇을 하십니까? - 나는 나를 견딥니다. 모든 집착들을 부수어버리면, 나는 자유의 감각을 느낄 것이다. 사실 나는 그 효과를 경험하고 있다. 너무 강.. 2022. 11. 19.
미리내 가톨릭 성지 산책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 김대건의 무덤이 있는 미리내성지(美里川聖地) 는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한 천주교 사적지이다. 원래 경기도 광주,시흥,용인, 양평, 화성, 안성 일대 등 초기 천주교 선교지역을 이루던 곳의 하나이다. 성지의 이름인 미리내는 순 우리말로 은하수라는 말이다. 이 이름이 붙게 된 것은 천주교 신자들이 피운 불빛이 깊은 밤중에 보면 은하수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행정구역상 미리천(美里川)으로 표기하며, 산촌의 이름을 따서 미산리라고 한다. 103위 시성기념성당은 1989년 완공되었는데, 제대에는 김대건 신부의 비골(종아리뼈)가 모셔져 있고, 지하에는 박해당시의 성구형틀과 순교 장면이 전시되어 있다. 기념성당에서 경당으로 가는 십자가의 길에는 예수가 로마병사에게 붙잡혀 십자가에 매달려 고통받고, .. 2022. 10.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