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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한광구 매화 - 한광구 창가에 놓아둔 분재에서 오늘 비로소 벙그는 꽃 한 송이 뭐라고 하시는지 다만 그윽한 향기를 사방으로 여네 이쪽 길인가요? 아직 추운 하늘문을 열면 햇살이 찬바람에 떨며 앞서가고 어디쯤에 당신은 중얼거리시나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씀 하나가 매화꽃으로 피었네요. 매화꽃으로 피었네요. 이쪽 길이 맞나요? * 한광구(1944∼) - 섬진강변의 매화 2022. 1. 8.
움직임-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움직임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여기서 넌 이렇게 울고 있는데, 저기서 다들 춤추고 있다. 네 눈물 속에서 흔들리며 춤추고 있다. 저기서 신나게 즐기고 있다, 유쾌하기 짝이 없다. 저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정말 아무것도. 거울의 반짝거림인 것 같기도 하고 촛불의 깜빰거림인 듯도 하다. 혹시 계단이나 회랑인가? 레이스 커프스, 아니면 우아한 손짓인가? 산소와 수소, 철없는 악동들. 염소와 나트륨, 말썽꾸러기들. 맵시 좋은 질소가 아치형 지붕 아래서 추락하고, 날아오르고, 빙글빙글 돌면서 화려한 춤사위를 펼치고 있다. 여기서 넌 울면서 그들을 위한 눈물의 선율을 연주하고 있다,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직.* 가면무도회에 참가한 아름다운 여인, 그대는 누구인가? * 모차르트의 세레나데 13번으로 '한밤의 작은 .. 2022. 1. 7.
메리 올리버-나는 바닷가로 내려가 나는 바닷가로 내려가 - 메리 올리버 아침에 바닷가에 내려가면 시간에 따라 파도가 밀려들기도 하고 물러나기도 하지, 내가 하는 말, 아, 비참해. 어쩌지- 나 어쩌면 좋아? 그러면 바다가 그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하는 말, 미안하지만, 난 할 일이 있어. - 외달도 등대 2022. 1. 7.
영일대 산책 포항에 가면 영일대는 꼭 가봐야 할 관광명소이다. 30년 전만 해도 포항은 송도해수욕장이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영일대해수욕장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전에는 북부해수욕장으로 불리는 곳이다. 해상위에 세운 누각은 그 웅장한 자태로 영일대 주변 어디에서나 눈에 들어온다. 해뜨기 전 새벽에 와서 수평선 저 너머에서 올라오는 해를 바라보면 그 주홍빛 바다의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 있을 텐데... 영일대 누각의 전경...새로운 해에 새 마음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고 싶다면 이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먼저 마음을 비워보는 것이 어떨까...해에게서 기운을 받고, 바다에게서 기운을 받고, 세상에 하잘 것 없는 것으로 내가 고민하고 있었지는 않았는가 그러면서 모든 마음의 찌꺼기를 훌훌 털어버리게 된다. 해변에서 바라본.. 2022. 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