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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유5-장자 탕임금이 극에게 묻자 이런 대답을 한다. 궁발의 북쪽에 명해란 바다가 있는 데, 천지이다. 그곳에 물고기 한마리, 넓이가 수천 리, 길이는 알 수가 없고, 그 이름은 곤이다. 또한 새가 있는 데, 그 새이름이 붕이다. 등은 태산같고 날개는 하늘에 드리운 구름같다. 회오리바람을 타고 돌면서 오르기를 구만 리나 하여, 고도에서 푸른 하늘을 등진 다음에야 남녘으로 향하는 데 남극의 바다로 가려는 것이다. 작은 연못의 안새가 그것을 보고 비웃는다. " 저 자는 어디로 가는 것인가? 나는 날아 오르면 몇 길도 오르지 못하고 내려오며, 쑥대 사이를 오락가락하지만 이 또한 날아 다니는 극치이다. 그런데 저 자는 어디로 가려는 것인가?" 이것이 작은 것과 큰 것의 분별인 것이다. - 작은 것은 아무리 뽐내 보아도 큰 .. 2022. 1. 9.
당신의 아름다움- 조용미 당신의 아름다움 - 조용미* 당신은 늘 빛을 등지고 있다 내가 만든 구도이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객관적이어야 한다 당신은 당신 자신을 넘어서야 한다 더불어 당신의 아름다움은 윤리적이어야 한다 당신은 최종적으로 아름다워야 한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빈틈없어야 한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고독한 사건이 되어야 한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나로부터 발생한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내게 늘 가장 큰 시련이다 당신 뒤에는 빛이 있다 당신은 빛을 조금 가리고 있다 - 지리산 * 조용미: 2021년 제24회 동리목월문학상. 1990년 '한길문학'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2022. 1. 9.
소요유4-장자 작은 지혜는 큰 지혜에 미치지 못하고, 짧은 동안 사는 자는 오래 사는 자에 미치지 못한다. 어떻게 그것을 알겠는가? 아침 버섯은 아침과 저녁을 알지 못한다. 쓰르라미는 봄, 가을을 알지 못한다. 이것들은 짧은 시간만 사는 것들이다. 초나라의 남쪽에 명령이란 나무가 있는 데, 오백 년을 한 봄으로 삼고 오백 년을 한 가을로 삼는다고 한다. 태고적에 대춘이란 나무가 있었는 데, 팔천 년을 한 봄으로 팔천 년을 한 가을로 삼았다고 한다. 그리고 팽조는 지금까지도 오래 산 사람으로 유명하다. 보통 사람이 그에게 자기 목숨을 견주려 한다면 슬픈 일이 아니겠는가? 2022. 1. 9.
소요유3-장자 매미와 작은 새가 웃으며 말한다. "우리는 날아 느릅나무 가지에 올라가 머문다. 가끔 거기에 이르지 못하고 땅에 떨어지기도 한다. 뭣 때문에 구만 리나 높이 올라 남극까지 가는가?" 가까운 교외에 간 사람은 세 끼니의 밥을 먹고 돌아온다 해도 배는 부를 것이다. 백리 길을 가려는 사람은 전날 밤에 양식을 찧어 준비한다. 천리 길을 가려는 사람은 석 달 동안 양식을 모아 준비한다. 이 두 벌레는 또한 무엇을 아는가? -작은 벌레도 날기는 하지만, 작은 벌레나 새로서는 붕새가 나는 뜻이나 그 번거로움을 알지 못한다. 2022. 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