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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에서 가 볼만 한 곳

포항 철길숲 그린웨이

by marrige 2022. 4. 26.

포항 우창동로 고개너머 마장지(창포지) 옆의 옹벽과 포장이 된 도로. 작은 흔적도 지역의 역사를 알려주는 장소가 된다.

 이 옹벽 앞의 도로는 처음에는 철도 궤도를 위해 건설되었다. 

옹벽이 앞의 작은 도로는 일제 강점기때 1927~1938년도 동해중부선 철도를 건설하기 위해 만들어 진 길이다. 부산에서 원산으로 올라가는 철길을 조성하려던 계획은 일본의 패전으로 궤도부설을 하지 못하고 현재의 모습으로 남겨져 있다. 결국 철로는 현재의 북구 우창동로까지만 건설되었다. 

이곳이 옛적에는 말을 방목해 기르던 장소(마장)이다. 지금은 마장지(창포지)라는 연못 주위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요즈음은 각 지자체가 각자의 지역에 도시재생사업을 벌이고 있다. 도심 속의 숲은 먹고 살기에도 힘든 시절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사업들이다. 대도시에서만 어느 정도 가능했던 일이다.  북구 우창동로 일대이다. 

이곳은 나루끝이라고 불리던 지역이다. 철길이 완전히 철거되고, 산책로가 생겼다. 나루끝 지역은 예전에 철로가 지나가는 육교가 있었던 지역이다. 도시재생사업은 불필요하게 된 시설과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여 시민들에게 어떻게 돌려줄까를 상상하여 이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작업이라고 하겠다.

나루끝이라고 하는 이름은 이곳이 물길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전에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 흥해와 포항을 연결하는 뱃길이 사람들을 운반했으리라. 

수도산에는 한국전쟁(6.25전쟁) 당시 희생된 분들의 충혼탑이 있다. 

탑뒤로 울창한 소나무 숲은 불행하게도 10여년전 산불로 다 타버렸다. 한 번 타버린 숲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자연복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산불이 무서운 것은 불똥이 약한 바람에도 여기저기 도로를 넘어 날아다닌다는 것이다. 

한국 전쟁 당시의 분단의 아픈 상처는 영원히 아물기 힘들 것이다. 그때에 희생되고, 갈라진 생명이 얼마나 많았던가.

수도산 중턱에서 내려다 본 충혼탑.  수도산은 사실 포항의 중심이 되는 산이다. 산불이 나지 않았을 때는 이곳이 소나무 숲으로 우거져 있었다. 10여년의 세월이 지나도 원 상태를 복구하지 못하고 있는 산의 모습이 애처롭다.

수도산 중턱에서 내려다 본 포항시내 전경의 일부. 멀리 영일만에 포스코가 보인다. 앞에 보이는 지역이 이전에는 이동 지역으로 옮기기 전 포항 시청을 비릇하여 여러 관공서가 있었던 포항시의 중심지였다. 

수도산에는 추모탑 위로 저수조가 있다. 1924년에 중앙동 일대에 급수공급을 하였던 곳으로 지금은 폐지되고 흔적이 남아 있다. 수원지는 천곡사 계곡에 위치한 천곡지이다. 

수덕무강-물의 덕은 크나 커서 정해진 것이 없다. 이런 저수조도 역사적인 기념물로 잘 보존이 되었으면 좋을 것이다. 

수도산 공원의 정자 옆에 있는 연못. 연못가의 나무들이 수려하다. 다행히 이곳은 오래된 나무들이 남아 있다. 

포항 철길숲 그린웨이를 거닐다 보면 철길 흔적을 공원화 시켜 이렇게 남겨둔 곳도 있다. 추억을 불러 일으킨다. 

도시의 숲은 이렇게 잘 정비해 놓으면 도시민들에게 아름다운 미관과 산책로라는 것 이상의 의미를 준다.

포스코가 있는 도시 답게 철길숲에는 철로 만든 이런 조각품들을 많이 배치해 놓아 볼거리를 주고 있다.

사람의 형태를 이렇게 조각해 놓았다. 사람의 머리는 비어 있을 때 상상력이 극대화 되는 것을 상징하는 것일까?

이 조각상은 여기가 도심의 산책로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내가 사진을 찍는 장면이 그림자로 남아 있네...

포항 그린웨이 프로젝트의 핵심사업인 '포항 철길숲'은 영국정부 산하 환경단체인 KBT(keep Brain Tidy)에서 시행하는 그린 플래그 어워드(Green flag award)에 동아시아 최초로 최종 인증되었다. '그린 플래그 인증 제도'는 1997년 영국의 재정위기로 녹지공간이 방치되는 데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일제시대 때 운행되던 미카형 증기기관차 모형을 만들어 전시해 놓음으로써 이곳이 철길이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싶어한 것일까? 증기기관차가 하늘을 향해 달리는 형상으로 만들어져  역동적인 포항을 상징하는 듯 하다.

지자체가 철길숲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은 여기저기에서 발견할 수 있다. 다양한 수종의 수목과 꽃을 볼 수 있다. 산책로를 다 보여줄 수는 없지만 지역민을 위한 음악공연 공간도 조성되어 있다. 

이 기념탑에 나타난 상징들은 이곳 포항을 만든 기업체의 로고 문양인 것 같다.

피노키오의 코가 길쭉하게 나와 있다.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 동화는 상상력의 표현이다. 피노키오의 코를 정치인들에게 붙여주면 어떨까. 

도심 속에 이런 숲이 있으니 시민들은 쉴 공간을 갖게 된다. 혼자서, 둘이서, 여럿이. 이전에 없던 치유와 위로의 장소가 되어버린 폐철도 지역. 우리나라가 이만큼 살기 좋게 변했다는 것을 상징하는 듯 하다. 

100년 정도 기차가 달리던 길이 2015년 포항 달전 지역으로 KTX 역이 생기면서 이곳은  폐철도길이 되었다. 2018년부터인가. 도시재생 사업으로 철로를 전부 제거해 버렸지만 일부는 이렇게 남겨놓았다...철길은 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철길을 걷다보면 이런 자목련도 보게 된다. 3월 중순 이후의 모습이다. 

한 번 보여 주었던 이미지가 또 나왔다. 도심의 산책로는 지역민의  휴식과 건강을 위해 조성된 공간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도심의 산책로를 찾아 먼 데서 관광객이 올 것인지는 의문이다.

24시간 타오르는 불길. 철길숲 조성 중 관정 굴착 중 지하 200m 지점에서 뿜어져 나온 천연가스. 곧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되었지만 계속 가스가 나오면서 이렇게 '불의 정원'이 조성되었다.

'불의 정원'은 24시간 내내 꺼지지 않고 쉬임없이 숨쉬는 포항의 역동성을 상징하는 듯 하다.

주간과 야간은 도심의 분위기를 다르게 한다. 야경은 오늘날 모든 도시의 모습을 탈바꿈 시켰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포항철길숲을 걷기 위해 시민들은 집밖으로 뛰쳐 나온다. 그리고 걷고, 또 걷는다.  음악분수 광장의 야경이 이채롭다. 물은 언제 하늘을 향해 쏟아올랐다가 땅으로 내려오기를 반복할까.

 

우창동에서 시작된 철길숲은 효자역까지 도심의 한 가운데를 가로지른다. 폐철도을 활용한 포항시의 시민친화정책은 

상당히 매력적이고 시대부합적인 프로젝트로 성공을 거둔 것 같다. 

도시공간의 재생은 지역민에게는 꿈을 갖게 하고, 타지역 사람들은 이 지역으로 오게 하는 유입효과도 가져올 것이다.

아쉬운 것은 구 포항역사가 철거되고 도로가 조성되어 예전의 포항역사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을 수 없다는 것이다. 도시재생 사업시 역사적인 건물은 남겨놓고 예술작품 전시장 등으로 재활용되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포항 철길숲은 예전의 효자역에서 포항역, 포항역에서 우창동에 이루는 구간을 대상으로 조성되어 있다. 이제 그 구간은 효자역에서 형산강에 이루는 지역으로 확대 조성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포항 철길숲을 걸으면서 폐철도를 시민들에게 어떻게 돌려줄까를 고민한 지자체의 상상력을 응원해 본다.

                                                        포항지도를 검색해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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