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 여느라 정신없는
- 이성복
피어 있는 꽃들을 바라보다가
저 꽃들에게도 잔치를 열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밤늦도록 찌짐 붙이고
단술을 빚는 여인들에게
잔치는 고역이었으니.
잔치 끝나면 한 보름
호되게 앓아 눕는 여인네처럼
한창 잔치를 여느라 정신이 없는
저 꽃들에게도,
잔치를 열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나는 했다
* 이성복/ 경북 상주.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남해 금산'
끊임없는 모험과 실험으로 우리 시대의 정신적 위기를 노래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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