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받고 싶을 때100 뭐가 그리 대수냐/ 정성환 뭐가 그리 대수냐 - 정성환 가을날 은행나무는 샛노랗게 멸망하고 있다 대개 사람처럼 나무도 나이 들면 속이 썩어지는데 은행나무는 겉부터 노랗게 문드러지고 있다 뭐가 그리 대수냐 살다보면 지금 일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걸 은행나무는 아는 듯하다 그래서 11월의 가을날 땅바닥에 엎드려 환히 불 밝히고 법문을 듣고 있나보다 동네 어귀 은행나무길 서성이다보면 어둑한 마음 깨어난다 * 정성환 / 부산. 2017년 시문학 신인상. 시집 ‘당신이라는 이름의 꽃말’ 2023. 9. 1. 뫼비우스의 띠 문을 열어 두어라 -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생각지도 않은 것들이 주는 이득은, 모든 일이 다 잘 계획 되었을 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커뮤니케이션에는 수백마디 말보다 그림이 훨씬 효과가 크다. 그래서 나는 그림을 즐겨 이용한다. 카메라의 몸체, 무엇보다 카메라의 눈에 정말로 사로잡혀 있다. 카메라의 눈이 내 연출을 지배한다. 그 눈이 항상 움직이기 때문이다. 모든 영화의 원동력은 무엇보다도 호기심, 즉 인물의 비밀을 발견하고자 하는 감독의 욕망이다. 모든 것의 기초에는 모순이 존재한다. 영화는 늘 개인적이고 추상적인 무언가를 탐구하는 방법이었다. 내 영화는 마지막으로 갈수록 내가 처음 상상한 것에서 크게 달라진다. 그런 의미에서 발전적 과정이다. 모든 것은 변한다. 촬영장 문을 항상 열어 놓아야 한다. .. 2023. 7. 31. 이한 조각가의 작품세계 이한 작가의 작품전을 관람하였다. 평면으로 보면 그림 같지만 실제로 보면 점토와 아크릴과 나무등의 재료를 이용한 조각품이다. ' 말'을 소재로 한 독특한 작품 세계가 눈길을 끈다. 젊은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작품을 감상하였다. 작가는 '자유'라는 이름으로 얼룩말을 형상화한 조각을 네 작품 나란히 전시하였다. 얼룩말의 얼굴을 점토와 아크릴과 털로 형상화한 작품에 나는 '자유'라는 제목이 왜 붙여졌는지 작가에게 물었다. 작가가 말했다. 얼룩말은 길들이지 못하는 동물이다. 얼룩말은 야생성을 간직하고있어서 사람에게 길들여 지지 않는 동물이다. 나는 얼룩말의 형상에서 작가의 설명처럼 야생 그대로 '자유' 의지에 따라 살고 싶어하는 동물인지 살펴본다. 얼룩말에 자유의지가 있다면 그것 또한 신의 뜻인지도 모른다는.. 2023. 7. 24. 현재에 살아야 합니다/ 레이먼드 카버 지난 일에 대한 후회 - 레이먼드 카버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깨어나는 것이 기뻐요. 그래서 일찍 일어나는 것을 좋아하지요. ..... 전 지금 그 어떤 것도 바꿀 수 없습니다. 후회할 여유조차 없어요. 과거에 살았던 삶은 지금은 그냥 과거의 일이고, 지나간 걸 후회해봐야 소용이 없지요. 현재에 살아야 합니다. 당시의 삶은 확실히 지나가 버렸고, 그 삶은 마치 19세기 소설 속의 누군가에게 일어난 것처럼 멀게 느껴져요. 저는 한 달에 5분 이상 과거를 생각하지 않아요. 과거는 사람들이 다른 식으로 사는 진짜 먼 나라 이야기이죠. 일들은 어차피 일어나는 것이고요. 저는 두 개의 다른 삶이 있던 느낌입니다. * 레이먼드 카버. 소설가. 대표작' 대성당' . 1938-1988. 미국 오리건 주 출생. 미니멀.. 2023. 7. 12. 이전 1 2 3 4 5 6 7 ··· 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