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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받고 싶을 때

나비의 꿈/김영

by marrige 2024. 6. 17.

경북 칠보산 자연휴양림에서- 산행을 하다가 이렇게 쌓여있는 돌을 보면 누군가의 염원이 쌓여있는 것 같다

 

깊은 산중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지만 많은 이들이 칠보산 자연휴양림을 찾고 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고래불 해수욕장과 멀리 대진해수욕장이 보인다.영해지역이다.
까마귀 한마리가 소나무 가지 위를 까악까악 소리를 내면서 이리저리 떠돌고 있었다./ - 까치로 오기한 것 까마귀로 수정함

 

 

나비의 꿈

                    - 김영

 

당신은 산 위에 있었지요.나는 오늘도 밀밭길 지나 염소 매인 소나무 언덕 넘어 숲속 오솔길로 들어섰지요.

산비탈 찔레꽃이 피투성이 나를 보고 하얀 눈물 흘렸지만,사랑하는 당신은 한 발짝도 내려오지 않고 여전히 산 위에 있었지요.계곡엔 자갈이 범람하고 물은 땅속으로 파고든 지 오래였지요.휘청대는 벼랑마다 검은 나무,다리 되어주었지요.

 

빠른 듯 더디 가는 나를 당신은 잘 참고 기다려주겠지요.

당신이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당신에게 다다를 것입니다.

 

미안해요.포개진 산 고갯길에서 숨이 가빠 가래침이라도 한번 뱉어내야겠어요.

재선충 걸린 소나무 그늘에 잠시 기대앉아 당신 생각합니다.

낮은 하늘이 입 다물고 날 내려다보네요.죽은 소나무 이파리들이 공중에서 바스락 소리를 냅니다.

땅은 줄기와 뿌리를 가르느라 가만가만 길을 더듬는데

이따금 휘파람새가 제멋대로 노래를 불러 적막을 깨는 것 말고는 아무 급할 것 없는 오후네요.

아,그래서 당신은 이토록 산 위에서 내려오지 않는가요.

 

* 김영/ 부산.시인.소설가.소설집 [나미가 오지 않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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