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위로받고 싶을 때

겨울밤/ 고트프리드 켈러

by marrige 2022. 12. 16.

조선민화박물관 4D 체험영상 일부/ 영월

겨울밤

               고트프리드 켈러

 

새들의 횃소리도 들리지 않고,

고요히 눈부시게 흰 눈이 내려 있네.

한조각 구름조차 별 하늘에 떠 있지 않고,

물결마저 얼어붙은 호수에는 일지 않는다네.

 

물 속에 한그루 나무가 뻗어

그 가지 끝까지 얼음 속에 얼어 붙어서

큰 가지 따라 인어가 기어 올라와

파아란 얼음을 통해 세상을 내다보고 있네.

 

엷은 얼음 위에 나는 서 있었다네,

그 얼음이 검은 심연으로부터 나를 막고 있었네.

바로 내 발 밑에서 보았네.

그 하얀 아름다움을, 손놀림을.

 

숨죽인 슬픔으로 인어는 딱딱한 천정을

이리저리 더듬고 있었네.

나는 그 어두운 얼굴을 결코 잊을 수 없네.

언제나 언제나 내 마음 속에서 떠나지를 않네.

 

고트프리드 켈러(Gottfried Keller, 1819~1890)/ 스위스 출신 시인, 소설가

 

 

 

                       

 

'위로받고 싶을 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리 크리스마스  (109) 2022.12.24
눈 오는 저녁 숲가에 서서  (32) 2022.12.22
내면 바라보기  (52) 2022.11.19
미리내 가톨릭 성지 산책  (343) 2022.10.25
이름표  (49) 2022.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