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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받고 싶을 때

2022년 캡슐

by marrige 2022. 1. 14.

         

섬진강

             2022년 캡슐

 

                            이재용

 

2021년 12월 31일 밤 12시는 2022년 1월 1일 0시와 마주쳤다.

12월 31일의 밤 12시와 1월 1일 0시는 같은 시간일까, 다른 시간일까?

그 의문이 사라지기도 전에 2021년은 기억의 캡슐 속에 닫혀 버리고

2022년 캡슐의 문이 열렸다.

 

모든 것은 접촉으로 시작되었다. 새로운 하나가 시작하자

다른 하나가 떨어져 나갔다. 수억년 동안 반복되어 온 습관

미지의 가상세계였던 하루 하루는 기억의 캡슐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중이고

묘한 설렘은 더 이상 가슴을 뛰게 하지 못한다.

 

꿈이라고 기대한 사건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고,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꿈이 가짜라면 현실은 진짜다. 가짜는 희망이지만 현실은 허수아비다.

희망이 있다고 죽어간 시간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죽은 사람과 죽은 꽃들은 시간을 달리하는 다른 것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시간에 시작과 끝은 없으나, 시간에 시작과 끝은 있다.

 

연초와 연말, 그것은 인간적으로만 반복되는 특별한 기지.

인간은 그들이 만든 시간표에서 희망을 얻고, 좌절도 얻는다.

하지만 신의 시간은 연초와 연말이 없다.

우주에는 인간의 짧은 지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신에게는 영원히 지금 이 순간만이 존재한다.

도도하게 흐르지만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는 지금 이 순간

 

그러나, 지금 나는 이 순간이 모이고 모여서 

2022년 12월 31일에는 닫아버릴

기억의 캡슐을 제작중이다.

그것은 신의 시간과는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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