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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받고 싶을 때

시간에 대하여

by marrige 2021. 12. 30.

간다 간다 나는 간다.

기다리고 기다렸건만

지난 1월의 미래는 가버렸다.

꽃이 피기도 전에 꽃은 저 버리고

가장 화려하다는 순간이 지나간 것도 모른 채

사랑은 끝나버리고

간다 간다 나는 간다.

 

은밀한 사랑의 아름다움은

다음에 더한 절정이 있을 줄 알았건만

지나가고 보니

그 순간이 절정이었어

 

불꽃처럼 타오르다가

태초의 그 생명 속으로 빨려 들어가

시간을 정지시켜 놓은 채

사랑하고 싶었어

재가 되도록 재가 되어

허공 속으로 날아가고 싶었어

 

간다 간다 나는 간다

기다리고 기다렸건만

12월에 가서 모든 것은 과거가 되어 버리고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는 데

모든 사랑은 끝나 버렸어

 

간다 간다 나는 간다

죽은 뒤에도 다시 타오르는 계절

또 다시 꽃피는 날이 봄이 돌아올지니

내 마음에 등불 하나 다시 켜져

다시 사랑을 속삭일 날

끝나버린 사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알려 줄지도 모를 것이니

 

 

 

안동댐에서 바라본 석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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