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인제군과 고성군 사이에 있는 백두대간 진부령은 높이 520m로, 남쪽의 미시령(彌矢嶺)ㆍ한계령(寒溪嶺)ㆍ대관령(大關嶺) 등과 함께 태백산맥 동서간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이다. 고개에는 조미미의 노랫말비가 세워져 있다.
진부령 고개에는 휴게소와 고성군립 진부령 미술관이 있다. 미술관 안에 들어서면 1층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명사들의 사진. 자연스레 각자 익숙한 이름을 찾아보게 된다. 내 눈에 김수한 추기경, 성철스님, 법정스님의 사진이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왜일까?
미술관에는 이중섭에 대한 상설전시장이 있다.
이중섭의 그림은 소, 닭, 어린이, 가족 그림이 많은 데, 소재상 특징은 향토성을 많이 띄고 있으며 동화적이고 자전적인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그의 그림과 생애는 후대에 와서 거의 전설화되어 있다.
이중섭에게 소 그림은 그의 자화상을 대신한다고 한다. 그는 힘찬 소를 그리기도 했지만 막 소싸움을 마친 것인지 이마에 붉은 피가 흐르로 숨을 헐떡거리면서 간신히 걸음을 옮기고 있는 이와같은 소 그림도 그렸다. 지친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자 한 것일까...
그는 일본인 여자 야마모토와 결혼하여 2남을 두었다. 소달구지를 타고 가는 부인과 아들, 그리고 이중섭을 표현한 그림과 글, 글씨에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물씬 풍겨 난다.
사진으로 찍은 신문기사 내용. 이중섭의 그림을 '어머니가 떡 싸는데 써버렸다'는 기사가 재미있다.
구상시인에게 쓴 이중섭의 편지. 원고지에 쓰인 글씨가 또박또박한 것이 인상적이다. 나도 어릴 때 '아버지 전상서'하면서 편지를 썼던 기억이 난다.
부부는 같은 방향을 보고 가는 관계라고 써볼려고 하다가 그림을 자세히 보니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마주보고 있다. 정정하자면 부부는 마주보고 대화를 주고 받는 관계이다 ?
이중섭의 생애를 담은 사진. 40세의 짧은 인생에 남긴 작품들이 사후에 빛나고 있으니,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미술관에는 이중섭 상설 전시관외에 현대 작가들의 특별전이 수시로 열린다. 접근하기 어려운 진부령 고개 휴게소 옆에 이와같은 곳이 있으니 잠시 재를 넘어가는 도중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힐링하기에 좋다.
굽이굽이 진부령 고개넘어 동해안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하늬 라벤더팜' 이정표가 나오는 데, 만약에 진부령 고개 넘어 동해안 고성군 방향으로 간다면 한 번 들려볼 만하다. 유월에는 드넓은 주차장을 가득 채운다.
라벤더 팜에 들어서서 나는 한 개인이 이룩한 기업가 정신이라는 것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았다.
라벤더 팜에는 파벤더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수확을 앞둔 보리가 관상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만약에 내가 재주가 있어 이 블로그에 향기를 나게 할 수 있다면, 이 꽃의 향기를 이 라벤더 사진을 보는 사람들에게 맡게 하고 싶다.
이건 뭐야, 수레국화라고 하던가?
'진부령 아가씨'를 조미미의 목소리로 한 번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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