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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에게서 배우다(2022년)

소요유8-장자

by marrige 2022. 1. 13.

견오가 연숙에게 묻는다.

"나는 접여의 말을 들은 적이 있지만, 워낙 커서 끝이 없고 나가면 돌아올 줄을 모릅니다. 그의 말에 놀라 두려워지고, 그것이 은하처럼 끝없이 느껴집니다. 너무 커서 상식에 벗어난 것이었습니다."

연숙이 말한다.

"그가 한 말이 뭐였소?"

"막고야산에 신인이 살고 있답니다.살갗은 얼음이나 눈같고 나긋하기가 처녀와 같았는 데, 오곡을 먹지 않고 바람과 이슬을 먹었으며, 구름을 타고 용을 몰면서 이 세상 밖에 노닐었습니다. 신기가 한데 엉기면 만물이 상하거나 병드는 일이 없고 곡식들도 잘 여문다합니다. 그래서 허황하다 여겨 믿지 않았습니다."

연숙이 말한다.

"그렇소. 장님은 무늬의 아름다움과 관계없고, 귀머거리는 악기의 소리와 관계없소. 어찌 육체에만 장님과 귀머거리가 있겠소. 지능에도 그런 것이오. 이 말은 당신같은 사람에게 적응될 것이오. 신인의 그런 덕은 만물과 함께 어울려 하나가 되는 것이오. 세상이 스스로 다스려진다면 누가 수고로이 천하를 위해 일하겠소. 그 신인은 어떤 물건도 그를 손상시킬 수가 없오. 큰 장마물이 하늘에 닿게 되어도 물에 빠지지 않으며, 큰 가뭄에 쇠와 돌이 녹아 흐르고, 흙과 산이 탄다해도 뜨거움을 느끼지 않소. 그는 티끌이나 곡식 쭉정이같은 겨로도 요임금이나 순임금을 만들어 낼 터인데, 어찌 물건을 위하여 어떤 일을 하려 하겠소?"

 

- 신인이란, 자연의 변화와 완전히 융화되어 세상의 모든 가치 판단 기준을 초월한 사람이다. 그는 보통 사람과 달라 사람들은 그의 참된 덕을 알아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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