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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에게서 배우다(2022년)

소요유11-장자

by marrige 2022. 1. 14.

혜자가 장자에게 말한다.

" 나 있는 곳에 큰 나무가 있는 데 사람들은 그것을 개똥나무라 부른다. 큰 줄기에는 혹이 많아 먹줄을 칠 수 없고, 작은 가지들은 뒤틀려 있어 자를 댈 수가 없다. 길가에 서 있지만 목수들도 보지 않는다. 그대의 말도 크기만 하지 쓸 곳은 없으니 모든 사람들이 상대도 안할 것이오."

장자가 말한다. 

" 당신은 홀로 살쾡이와 족제비를 보지 못했소? 몸을 낮춰 엎드려 튀어나올 먹이를 노리지만, 동서쪽으로 뛰어다니며 높고 낮음을 꺼리지 않다가 덫이나 그물에 걸려 죽고 마오. 지금 리우란 소는 그 크기가 하늘의 구름같소. 이 놈은 큰 일은 할 수 있지만 쥐는 잡지 못하오. 지금 그대는 큰나무를 가지고 그것이 쓸데가 없다고 근심하오. 어째서 아무 것도 없는 곳. 광막한 들에다 그것을 심어놓고 하는 일없이 그 곁을 어슬렁거리거나 드러누워 낮잠을 자지 않소? 그 나무는 도끼에 일찍 찍히지 않을 것이고 누구도 해치지 않을 것이오. 쓸데가 없다고 마음의 괴로움이 되는 것이오?"

 

- 쓸데가 없다는 무용이야말로 크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사람들이 쓸 곳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일수록 다른 관점에서 보면 더욱 크게 쓰일 수가 있는 것이다. 속된 세상의 가치판단이나 기준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노니는 경지에 처신하는 것이 '어슬렁어슬렁 노닒'이다. 이성을 초월하여 크고 작다거나 좋고 나쁘다거나 분별하는 어리석음을 버리고 무위 자연을 돌아갈 것을 장자는 권한다.  / 제 1편 소요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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