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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받고 싶을 때

경유지에서-채윤희

by marrige 2022. 1. 3.

경유지에서

 

                     채윤희/ 202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중국 부채를 유럽 박물관에서 본다

초록색을 좋아하는 나는

딱정벌레 날개 위에 누워 있다

 

한때 공작부인의 소유였다는 황금색 부채

예수는 얼핏 부처의 형상을 하고 있다

약속의 땅은 그림 한 뼘

물가로 사람을 인도한다는 뿔 달린 짐승은 없다

 

한 끝이 접혔다가 다시 펼쳐진다

떨어진 금박은 지난 세기 속에 고여 있고

사탕껍질이 바스락거린다

잇새로 빠져나와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받아 적을 수 없는 소리

 

파란색을 좋아하는 나는

물총새 깃털을 덮고 잠든다

멸종에 임박한 이유는 오직 아름답기 때문

핀셋이 나를 들어올리고

길이 든 가위가 살을 북, 찢으며 들어간다

 

기원에 대한 해설은 유추 가능한 외국어로 쓰여 있다

따옴표 속 고어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오랜 세월 파랑은 고결함이었고 다른 대륙에 이르러 불온함이 되었다

 

 존재하지 않던 한 끈 열릴 때

나, 아름다운 부채가 되기

열망은 그곳에서 끝난다

포항 영일만의 일출/ POSCO가 보인다.

 

- 시는 동아일보 1월 3일자에 실린 신춘문예 당선작을 읽다가 옮겨 적어본 것임

제가 알지 못하는 젊은 시인(1995년 부산 출생. 명지대 문창과 출신)의 신춘문예 당선을 축하합니다.

"엄마! " 비명을 지르며 따뜻한 품을 끌어안았다. ...지금 새우가 문제인가.  ...이 순간이 이 순간이-

그런 순간이 자주 오시기를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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