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미술, 조선 후기부터 현대까지....이렇게 폭넓은 시대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특정한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기보다는 시대별 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인지 이번 경주예술의 전당에서 전시에서는 18명의 작가들을 한 번에 만나 볼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무엇보다 포스터가 인상적이다. 한글의 아름다움인가, 디자인의 아름다움인가. 볼수록 특정한 문양같은 한글 글씨체의 아름다움...

겸재 정선의 원화를 경주에서 볼 수 있다니 ! 인왕제색도, 금강전도 등으로 유명한 겸재정선은 진경산수화를 완성한 화가 아니던가.
겸재는 직접 우리 산천을 답사하고 실제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사실성과 예술적 해석이 어울린 그의 그림을 보면 자연의 기운과 생명력을 그대로 우리에게 전해주는 듯 한다.

풍속화가로 알려진 단원 김홍도. 그런데 그는 도화서에서 왕의 초상과 국가행사를 그린 화가이면서 산수화, 인물화, 화조화에도 능한 천재화가로 조선 후기 회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몇 번의 붓질로 새의 성격과 움직임을 생동감있게 그렇다. 배경을 비워 관람객이 새에게 집중하도록 하면서 새가 살아 숨쉬는 공간을 준 것이 눈에 띈다..

오지호(1905-1982)는 한국적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서양화가이다. 프랑스 인상주의 영향을 받아 자연 속 빛과 색채의 변화를 화폭에 담는 데 평생을 바쳤다. 항구의 주위풍경을 세밀하게 묘사하기보다 순간적인 인상과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미인도로 유명한 화가 천경자.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일본화를 전공한 여성화가.강렬한 색채와 독특한 인물화. 그리고 이국적인 풍경은 그녀의 삶과 분리될 수 없는 경험의 영역이다.

서양화법과 일본 채색화 기법의 혼용,.자전적 소재의 몽환적 표현은 천경자 화가의 독자적인 화풍이다. 그녀는 자신이 경험하고 느낀 것을 그린다. 여성의 감성과 내면세계를 그린 그녀의 그림은 사연많은 화가 자신의 생과 분리될 수 없다.

그녀가 살았던 시대의 남성과 여성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하다.

이인성(1912-1950) 은 대구 출신으로 밝고 강렬한 색채로 색채의 마술사라고 불리었다. 이 작품에서 장미의 잎과 줄기는 그림자처럼 처리하여 흰 장미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천재화가로 불리고 불의의 사고로 38세에 단명한 그의 대표적인 작품을 볼 수는 없어서 아쉽기는 하다.

이응노(1904-1989)화가는 충남 홍성 출신으로 젊은 시절에는 묵죽(먹으로 대나무를 그린 그림)으로 유명하다. 그러다가 1958년 파리로 이주해서 앵포르멜이라는 추상표현주의를 답습했다.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핵심은 문자추상과 군상 시리즈이다. 군상 시리즈는 그의 가장 상징적인 연작인 데, 문자의 해체된 획이 사람의 몸으로 재조립된 결과로 볼 수도 있다.

이우환은 일본 현대미술의 중요한 흐름인 모노하 운동을 이끌었다. 모노하는 돌,나무,철판, 흙과 같은 자연 재료를 거의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작품에 사용하는 미술 운동이다. 작품을 만드는 것보다 사물 자체가 가진 존재와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물방울 화가 김창열. 이게 사진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극사실적으로 그려진 물방울. 그 안에는 작가의 삶과 철학이 담겨 있다.물방울은 생명의 근원이면서 금세 사라지는 존재. 그래서 그의 물방울은 삶과 죽음, 존재와 허무를 동시에 나타낸다.

박서보(1931-2023)은 한국 단색화 운동의 중심 인물이다. 단색화는 단순히 한 가지 색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행위와 수행적 과정을 통해 정신성과 사유를 담아내는 한국적 추상미술이다. 캔버스에 물감을 칠하고 선 긋기를 반복하는 행위에는 무엇을 그리겠다는 목적이 없다. 글씨를 쓰듯 반복하는 행위 자체가 핵심으로 결과물보다는 과정과 수행의 의미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김구림은 한국 실험미술의 선구자로 대한민국 1세대 행위예술가이자 전위예술가이다. 그는 퍼포먼스,설치,영화,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황용해 예술의 경계를 넓혔다. 1970년대 한국 최초의 전위 실험영와. 영화의 제목은 예전에는 영화의 1초가 24컷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에서 따왔다.

김구림이 1970년에 초연한 퍼포먼스. 1970년 국립현대미술관의 비어있는 전시실에 처음 실행된 대표적 퍼포먼스. 작가는 나무와 천 으로 이루어진 구조물을 전시장 안에 설치하고 자신의 몸을 그 위에 올려놓아 사물,신체, 공간이 맞물리는 장면을 구성했다. 이 순간 전시장은 정적인 감상 공간에서 예술이 발생하는 현장으로 바뀐다. 예술의 경계를 확장한 중요한 사례이다.

김윤신은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로 평생 나무와 돌을 다루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해 왔다. 그녀는 자연과 인간, 재료와 작가, 우주와 생명이 결국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보았다. 그녀는 나무와 돌 속에서 생명의 힘을 발견하고 인간과 자연이 하나라는 철학을 조각으로 표현한 작가이다.

백남준은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이자 전위음악가이다. 그는 예술은 더 이상 박물관 안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현대 기술을 예술 속으로 끌어들였다. 그는 1990년대 로봇 가족 시리즈의 일환으로 찰리 채플린, 마릴린 먼로, 선덕여왕 등 다양한 인물을 로봇으로 만들었는 데, 데카르트도 그 하나이다. 근대 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카르트와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인 그 자신을 연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조선 후기 겸재 정선에서 현대의 박서보와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에 이루기까지 우리나라의 미술의 전반적인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이 기획전에 기회가 닿으면 한 번씩 들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전시기간: 2026.06.30(화) - 10.18(일)
장소: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갤러리해 4F
도슨트 해설은 하루 4회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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