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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받고 싶을 때

한지그림과 공예/ 아정 엄창희 작가

by marrige 2023. 5. 29.

경주에 아정 엄창희 작가의 작업실을 들려 한지공예 작품도 구경하고, 한지그림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어보게 되었다.

한지는 주로 닥나무의 껍질로 만든다. 닥나무의 껍질은 섬유질이 길고 질겨서 강한 종이를 만들 수 있다. 닥나무 껍질을 삶을 때 잿물을 사용하면 더욱 질기고 오래간다. 양지는 최대 보존 기간이 200년 정도인 데 비해, 한지는 천 년 이상 보존할 수 있다. 

한지는 다듬잇방망이 같은 걸로 두드려서 만들기 때문에 더욱 매끄럽고 윤이 난다. 한지는 글이나 그림을 그리는 데 사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생활 용품에도 사용되었다. 

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된 한지에 쓴  '무구 정광 대다라니경'은  약 1200년이 지난 지금도 글씨가 또렸하고 튼튼하다.

한지그림은 재료를 구하고, 작품을 완성하는 데, 많은 정성과 시간이 걸린다.  언뜻 보면 물감이 들어간 것 같지만 한지의 솜털같은 결만 뽑아서 붙여 색을 표현한 것이다. 미세하게 변화하는 색감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많은 색상의 한지를 인터넷으로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보고, 색감에 맞는 재료를 구입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한지그림의 특징은 질감이다. 한지의 결을 띁어서 붙이는 것이기 때문에 착상과 섬세한 감각이 필요하다. 많은 예술적 재능을 구비한 작가는 어릴 때부터 종이접기에 취미를 가지고 있다가 한지그림을 우연히 보고 여기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물감으로 그린 수채화와 같은 느낌에 질감이 포함되어 있으니, 한지그림은 독특한 미를 자아낼 수 밖에 없다. 

한지는 여러 가지 생활 도구로도 사용되었는 데, 한지는 바람과 추위를 잘 막아 주어 창호지로 사용하였다.이때 한지는 햇빛이 은은하게 스며들게 하고, 방 안의 습도도 조절해주는 역할을 하였다. 또한 가볍고 질겨서 부채를 만들 때도 사용하기도 하였고, 한지를 여러 겹풀칠로 덧대어 반짇고리나 필통 등의 생활 용품도 만들었다.

한지는 다른 종이보다 먹이 알맞게 스며들어서 서예를 하거나 동양화를 그릴 때 사용하기도 하고, 새해 인사 카드나 편지지, 편지 봉투에도 사용되고, 선물 포장용으로 한지를 쓰기도 한다. 최근에 전통 공예품으로도  전구의 불빛을 은은하게 비춰 주는 전등갓이나 한지로 만든 닥종이 인형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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