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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받고 싶을 때

영화 '애프터 양' 에 빠지다.

by marrige 2022. 8. 19.

경주 읍성 뒤편에 있는 '북미' 커피숍에 도착했을 때, 이미 많은 이들이 차를 마시면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번 주의 영화  '애프터 양'을 보기 위해서였다.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북미' 대표는 선별된 영화로 우리를 안내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오후 8시가 되자 영화는 시작되었고, 스크린에는 아름다운 영상으로 가득찬다.

'애프터 양'은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가족처럼 지내던 태크노 안드로이드 '양'이 갑자기 작동을 멈추며 일어나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제이크- 키라 가족은 중국인 아이 미카를 입양하면서 안드로이드 '양'을 구매해서 미카의 오빠로 삼게 하였다. 

전혀 피가 썪이지 않은 4인 가족 월례 댄스 대회로 이 영화는 시작한다. 너무나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전개.  ' 북미' 대표는 영화가 끝난 후 토론회에서 전체적인 구성을 압축하여 한 마디 하였다. 이것은 미래에 우리의 가족의 모습이다. 앞으로 가족의 개념은 이 영화처럼 바뀔지도 모른다. 



"무가 없으면 유도 없다. 애벌레에게는 끝이지만, 나비에게는 시작이다."   기억에 관한 이야기는 흥미롭다. 인간과 테크노는 기억을 저장하고 불러옴에 있어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인간의 기억은 불완전하다. 선택의 여지가 없이  시공간을 제멋대로 오가면서 그 때 그 순간의 감각을 느끼기조차 한다. 그러나, 테크노의 기억은 어떤 것일까?

양은 인간다워지는 것에 크게 관심이 없던 것처럼 보이면서도, 차의 맛, 시간과 공간의 맛, 세상의 맛을 경험해보지 못 하는  그의 모습엔 미묘한 비애가 담겨 있다. 

영화를 보고 소감을 말하는 중에 미래 사회에 인간과 똑같이 호흡을 하게 될 로봇이 가족의 구성원이 되었을 때, 로봇이 어느 날 작동되지 않게 되면 반려동물을 잃었을 때와 같은 상실감에 사로잡히게 되지 않을까 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닥쳐 올 미래의 가족 모습에 대하여,
상실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하는 멋진 영상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영화-
많은 이들이 보았으면 하는 생각에 블로그에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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