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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에서 가볼 만 한 곳

한승원 작가 창작실을 찾아서

by marrige 2025. 10. 29.

한승원 작가는 자신의 고향, 장흥과 바다를 배경으로 서민들의 애환과 한, 생명력을 글로 써왔다. 

작가의 문학학교 정원에 핀 천일홍. 7월부터 10월까지 피는 천일홍의 꽃말은 불후,불변이라고 한다. 불후의 명작을 남기고 싶은  작가의 마음을 담고 있는 것일까?

백일홍도 함께 피어 있다. 꽃이 100일 정도 핀다고 백일홍. 배롱나무를 나무백일홍으로 부르는 이도 있는 데, 이는 완전히 다른 식물이다. 꽃말이 그리움, 수다라니 . 글쓰는 이에게  딱 어울리는 꽃말인 것 같다. 

돌과 돌 사이에 심어진 나무들이 세월의 흔적을 말해준다.

이 문학학교 정자에 앉아 이웃과 담소하기도 하고, 앞에 보이는 마을과 들판, 바다와 하늘을 바라보기도 하면서 작품구상을 하기도 했을 것이다. 마을 한 가운데 자택에서 약 200m 떨어져 있다.

 

달긷는 집이라는 현판이 눈길을 끈다. 의미심장하다.문학 지망생이나 동호인들이 사전 예약을 하고 한승원 작가의 강의를 듣거나 담론을 나누는 장소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한강 작가의 사진이다. 아버지와 딸 모두 이상문학상 수상자이다. 

작가는 사진촬영을 좋아하셨다고 한다. 

소설을 쓰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원고지에,타자기에 한 글자 한 글자 적고, 두드리고 할 때마다, 고단한 한 인간의 영혼의 목소리가 밖으로 틔어나와 영원을 향해 소리쳤을 것이다. 

13년 정도  교사로 학생을 가르치다가 이를 접고, 작가로 주로 활동하였다. 소설을 비롯해 시집, 수필집에 이르기까지 평생 펴낸 책이 80여권에 이르고 있으니 놀랍지 않은가. 

아제 아제 바라아제/ 임권택 감독, 강수연 주연으로 영화화 되기도 하였다.작가의 문학에 대한 사랑은 사랑 그 이상이었던 것 같다.

이런 사진을 보게 되면 애틋한 느낌이 누구에게나 생길 것 같다.

가족 사진 중에 그의 딸, 한강과 함께 찍은 사진이 눈길을 끈다. 가족이 모두 작가이자 화가이다.

작가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해설사 J 선생님은 현재 한승원 작가님은 외부에 계셔서 만나볼 수 없다고 안내한다. 아쉬웠다. 그는 가까운 곳에 이청준, 이승우,  태백산맥의 조정래(순천)등 뛰어난 작가들을 많이 배출된 곳이라며, 온 김에 한 번씩 들려보라고 한다.

문학학교 뒤에 자리잡은 해산토굴은 집필실이다. 해산은 모습이 드러나지 않은 바다의 산인데 한승원의 호이고, 토굴은 스님들이 수행처를 낮춰 부르는 말이다.

문패가 이채롭다.정겹다.

 

그의 작품에는 늘 고향 바다가 나오는 데,바다는 개인의 욕망과 상처가 꿈틀거리면서 새로운 생명을 탄생하는 지점이다. 작가의 창작실에서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뭔가 이야기가 저절로 나올 것 같다. 그렇더라도 쓴다는 것은 전혀 다른 별개의 영역이다.

꽃게

                한승원

 

성장한다는 것은

여덟 개의 발로 디디고 있는 무른 갯벌에 묻은

칙칙한 자기 어둠 먹어치우기

그 어둠을 빛으로 토해내기

자기껍질 벗어던지고

별에게로 달에게로 해에게로 날아가기

맨살되어

사랑하며

꿈꾸기

 

* 한승원/ 1939년.전남 장흥, 소설가. 대표작/ 불의 딸,아제아제바라아제,포구,동학제,아버지를 위하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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